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2025-03-27 22:01:00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부산의 민심은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수세가 강한 영남 지역에서 선거 때마다 격전지로 꼽히던, 이른바 부산 낙동강 벨트(북·사하·강서·사상)에서는 탄핵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지난 4·10 총선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줬던 낙동강 벨트에서도 민심 이탈이 가속화되는 기류가 감지된 것이다.
〈부산일보〉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 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이번 조사 중 ‘헌법재판소 결정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 윤 대통령이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48.7%, ‘탄핵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은 47.8%로 나타났다. 양측의 의견이 0.9%포인트(P) 격차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이하에선 ‘탄핵이 인용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18~29세(탄핵 찬성 50.5%, 탄핵 반대 42.6%), 30대(찬성 58.1%, 반대 39.8%), 40대(찬성 64.1%, 반대 34.4%), 50대(찬성 60.0% 반대 36.6%)에서 모두 탄핵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에서 탄핵 찬성 여론이 가장 우세했는데, 탄핵 반대보다 29.7%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대(찬성 37.4%, 반대 59.0%)와 70세 이상(찬성 26.2%, 반대 69.7%) 노년층에서는 탄핵 반대 의견이 절대적이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찬성 95.5%, 반대 3.2%)과 국민의힘(찬성 7.5%, 반대 91.0%)의 탄핵 찬반은 확연하게 달랐다. 무당층에서는(찬성 54.8%, 반대 29.5%) 탄핵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25.3%P 높았다.
눈에 띄는 것은 부산 내 지역별 차이였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부산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조사했는데,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북·사하·강서·사상은 탄핵 찬성이 53.5%, 반대가 41.1%로 부산 내에서 유일하게 찬성 여론이 반대를 앞섰다. 2권역(동래·남·연제·수영)은 찬성 47.7%, 반대 48.6%로, 3권역(해운대·금정·기장)은 찬성 46.9%, 반대 50.9%로, 4권역(중·서·동·부산진·영도)은 찬성 45.6%, 반대 51.9%로 나타났다.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준 낙동강 벨트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부산은 보수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지만, 낙동강 벨트는 표심이 유동적인 곳으로 꼽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사상구를 지역구로 두기도 했고, 인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김해 봉하마을이 있어 낙동강 벨트는 PK 민주당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도 한다. 이 때문에 낙동강 벨트는 선거 때마다 부산 지역 최대 격전지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 5선 중진인 서병수 전 의원을 부산 북갑에 전략 공천까지 하며 낙동강 벨트 탈환에 공을 들인 이유이기도 하다.
● 어떻게 조사했나
본 여론조사는 <부산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지난 25~26일 이틀간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사용된 피조사자 선정 방법은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무선 100%)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했다. 가중값 산출과 적용 방법은 올해 2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셀가중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6.3%로 조사 결과는 SPSS 프로그램으로 전산처리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