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3-04 16:21:37
몸풀기에 나선 여권 잠룡들이 제각각 다른 암초를 맞닥뜨리면서 정치적 활로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당내 견제가 집중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로우키 행보’로 전통 지지층 반감 해소를, 명태균발 주장에 곤욕을 치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책 출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한 전 대표는 차기 여권 유력 대권 주자 중 가장 거센 당내 견제를 받고 있다. ‘친윤’(친윤석열) 당 지도부 체제 전환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지지층 결집 현상이 겹치면서 그의 정계 복귀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는 탓이다. 지난 3일 당 지도부를 만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의 소신이 지나쳐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한 전 대표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원내 지지세가 부족한 고립무원 처지의 한 전 대표가 택한 건 ‘로우키’ 기조다. 그는 과거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을 버리고 윤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며 자세도 최대한 낮추고 있다. 당내 전통 지지층 반감을 줄이려는 듯한 메시지도 연일 발신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밤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윤 대통령과 오랜 세월 풍파를 같이 겪었다”면서 “대통령이 어려울 때 제가 어려울 때 서로 의지하면서 서로 지켜주고 도와준 좋은 기억들이 참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게 된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된 상황이 고통스럽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가 갈등을 유발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에게 윤 대통령은 어떤 존재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직언하고 충언해 문제를 바로 잡았어야 했다”면서도 “저는 누구보다 윤 정부의 성공을 바랐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당내 비판 의견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박상수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은 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많은 말들이 있을 텐데 (박 전 대통령이) 굳이 그 말(당 대표의 지나친 소신)을 옮겼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통합의 메시지를 내신 분인데 굳이 보수 분열의 워딩을 그렇게 옮길 필요가 뭐가 있겠나”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나란히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입’에서 비롯된 주장에 시달리고 있다. 명 씨는 연일 과거 여론조사와 관련, 오 시장과 홍 시장과의 커넥션을 주장하면서 발목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도 명 씨의 주장에 장단을 맞추면서 이를 여권 공세의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명 씨의 주장을 “거짓말” 또는 “정치 사기꾼의 주장”이라 거듭 강조하며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
우선 오 시장은 이달 중순 책을 출간하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모양새다. 오 시장 측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성장이다’라는 제목의 저서를 이달 중순 출간할 예정이다. 부제는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이다. 오 시장의 담론인 5대 동행과 비전, 철학이 저서에 담길 예정이다.
홍 시장도 이달 중 직접 쓴 책을 선보인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신간 ‘꿈은 이루어진다’ 등을 이달 중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또 하나의 책을 추가 출간한다는 방침이다. 홍 시장은 “앞으로 출간될 두 책 중 한 권은 최근까지 정치 상황과 관련된 페이스북 글을 모은 ‘꿈은 이루어진다’이며 다른 한 권은 ‘제7공화국 선진대국시대를 연다’라는 책”이라며 “미래 대한민국에 대한 내 생각을 집대성한 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