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 2025-03-05 12:09:46
위메이드의 ‘김치코인’ 위믹스(WEMIX)가 90억 원 규모 해킹 사고를 당했다. 앞서 상장 폐지 통보를 받았던 위믹스 코인은 이번 사고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재상폐’를 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위믹스 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28일 가상자산 교환 서비스 ‘플레이 브릿지’에 악의적 외부 공격으로 위믹스 코인 865만 4860개가 비정상 출금됐다”고 밝혔다. 당시 시세인 1020원으로 계산하면 약 88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위믹스 가격은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672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해킹 직전 가격 대비 약 30% 이상 빠진 가격이다.
탈취된 위믹스 코인은 863만 개가 77개의 지갑 주소를 거쳐 쿠코인, 비트마트, 바이비트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 7곳에 나눠 입금됐다. 위믹스 재단은 모든 주소에 대한 동결 요청을 진행했지만, 거래량을 보면 대부분 코인이 매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해킹 원인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위믹스 재단은 “해킹 사실을 인지한 즉시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대응 중”이라며 “현재 자체적 분석과 외부 보안 전문 기업인 티오리와 공조를 통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세한 사항은 악용 가능성 방지를 위해 모든 조사와 보완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안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DAXA·닥사)는 즉시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유의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위믹스 코인에 대한 재상폐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르면 상장 지침에는 ‘원인 미상의 해킹이 발생한 코인을 상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서다. 즉 위믹스 재단이 명확한 해킹 원인을 밝히지 못할 경우, 다시 상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위믹스 코인은 지난 2022년 12월 유통량 위반과 잘못된 정보 제공 등으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모두 상폐된 바 있다. 이후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4개의 거래소에 재상장됐다. 위믹스 코인이 재상장된 이후 재상폐된다면 최초 사례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