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 2025-10-19 00:00:47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시장 점유율 5위 거래소 고팍스를 최종 인수하게 됐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5일 고팍스가 신청한 등기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4%를 인수하면서 우리나라 진출을 추진했지만, 금융당국의 임원 변경 신고 수리를 반대로 발이 묶이게 됐다. 이번 FIU 승인으로 바이낸스는 고팍스를 통해 국내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게 됐다.
FIU가 바이낸스의 등기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한 배경으로는 미국 내 규제 리스크 완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위반 관련 제재와 소송을 마무리하고, 리처드 텅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전환하는 등 경영 안정성을 확보했다. 앞서 자오창펑 전 CEO의 사법 리스크 등으로 인해 신고 수리가 2년 넘게 지연된 바 있다.
이번 승인으로 바이낸스는 다시 우리나라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업계는 ‘업비트-빗썸’으로 고착된 양강 구도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의 글로벌 유동성과 최저수수료(최저 0.01%) 정책이 고팍스에 적용된다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의 점유율이 뒤집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업비트와 빗썸의 수수료는 각각 0.05%, 0.04%(쿠폰 등록 시) 수준이다.
다만 시장 안착까지 과제는 남아 있다. 바이낸스의 핵심 사업인 선물·파생상품 거래는 국내법상 불허 대상이다. 해외 거래소와의 ‘오더북’(호가창) 공유 역시 현행 규제상 금지돼 있다. 인수 조건으로 약속한 고파이(GOFi) 사태 피해자 보상 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파이 고객들의 예치금 상환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바이낸스와 협력 중”이라며 “이사회 변경 신고 수리 이후 이어질 갱신 신고 절차를 고파이 문제 해결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낸스는 전 세계 2억 9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256억 달러(한화 약 36조 3000억 원)에 달한다.